[CBS 이대희·김민재 기자]

오피스텔 소유주에게 월세 관리를 위임받은 중개보조원이 마음대로 월세를 전세 계약으로 바꿔 보증금을 가로챘다가 구속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소유주 몰래 월세를 전세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전세계약서를 위조해 수억 원을 뜯어낸 혐의로 중개보조원 강모(56·여) 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강 씨는 지난 2009년 7월 마포구 동교동의 한 오피스텔 소유자 박모(41·여) 씨의 승낙 없이 전세계약서를 만들어 세입자 서모(43·여) 씨로부터 8000만 원을 뜯는 등 지난해 말까지 8명에게 전세금 6억 4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강 씨는 소유주들이 월세만 꼬박꼬박 입금되면 전세로 전환해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강 씨는 이 오피스텔에 있는 공인중개사무소에서 일하면서 월세 수금 권한을 위임받은 뒤 소유주가 외국에 거주하는 등 관리가 소홀한 오피스텔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강 씨는 공인중개사무소와 공인중개사 도장을 가짜로 만든 뒤 중개사만 할 수 있는 계약서 작성을 해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피해자들이 이렇게 작성한 계약서에 중계자 자필 서명이 없다며 구청에 민원을 제기해 공인중개사무소가 영업정지를 당했지만 강 씨의 범행은 멈추지 않았다.

강 씨는 공인중개사 김모(66·불구속 입건) 씨에게 1건당 15만 원을 주기로 하고 계약서 작성과 자필 서명을 하게 해 범행을 이어갔다.

결국 강 씨는 가로챈 전세보증금으로 월세를 돌려막다가 돈이 떨어지는 바람에 사기극이 탄로가 났다.

경찰 관계자는 "부동산 계약서는 중개사가 직접 자필로 서명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부동산 중개등록증과 계약서에 각각 날인된 중개인의 도장이 일치하는지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vs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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