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물품이면 그냥 둬야.. 기준 없을땐 협의 필요


#. 경기 파주에 거주하는 직장인 조모씨(38)는 이사를 앞두고 현재 살고 있는 대문의 도어록을 떼어 챙겨가야 할지 고민 중이다. 두고 가기에는 40여만원을 들여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이사 갈 집의 도어록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 조씨는 "집 근처 중개업소는 새로 들어올 입주자와 잘 상의해 보라고만 하는데 도어록 설치비용도 아파트 매매가에 포함된 것인지, 챙겨가면 법적 책임은 없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맞아 이사 시 아파트 내부의 크고 작은 시설물 등을 두고 매수·매도자 간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기준 등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사 전에 충분한 협의 등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이사 시 수십만원짜리 도어록부터 수백만원에 달하는 샹들리에까지 아파트 내 품목 이동을 놓고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올 초 서울 서초동으로 이사한 김모씨(34)는 "전에 살던 사람이 직접 사서 달았다고 말도 없이 도어록을 떼어갔다"며 "이사하는 날 구멍 뚫린 대문을 마주해 황당했고 급히 사서 달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이사할 때 수백만원대 거실 샹들리에나 주택 정원수 등을 함부로 가져갈 경우 분쟁거리가 되기도 한다"며 "최근 새로 지은 아파트는 김치냉장고가 설계상 옵션으로 붙어 있는 경우가 많고 이 같은 옵션도 매매가에 포함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보통 주택매매에 앞서 집을 방문해 확인한 상태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계약한다"며 "갖춰져 있는 품목 등을 떼내가는 경우 매수자에게 반드시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적어도 500만원 이상 옵션품목 등을 떼어갈 경우에는 매수자와 확인절차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 중개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아파트 매매는 500만~1000만원 단위로 흥정을 하는 만큼 수십만원짜리 도어록 정도는 큰 영향이 없다"면서도 "떼어갈 경우 반드시 기존에 붙어있던 물품 등을 원상복구시켜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남산 김용기 변호사는 "도어록을 떼어내 문 기능에 영향이 생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책임을 물을 정도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엔알컨설팅 박 대표는 "거래 시 옵션 등을 특약에 따로 두지 않는 경우 반드시 계약단계에서 인수사항을 확인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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